본문 바로가기
복지상식

기초생활수급자 '조건 불이행' 시, 자격 중단될까?

by 돈복붙 2025. 9. 25.

 

"Icon made by Freepik from flaticon.com"

기초생활수급자가 일자리 참여 등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무조건 수급 자격이 중단된다는 속설은 사실과 다릅니다. 2025년 현재, 조건 불이행의 정확한 의미와 함께 '보장기관 확인 소득'이라는 개념을 통해 생계급여가 어떻게 조정되는지, 그리고 실제 어떤 사례들이 있는지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 현행 제도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수급 중지'와 '급여 중지'

많은 분이 기초생활수급자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곧바로 수급 자격이 박탈된다고 오해하십니다. 하지만 이는 정확한 사실이 아닙니다. 2025년 현재, 기초생활보장제도는 훨씬 더 정교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핵심은 '수급 자격 중지''생계급여 등 특정 급여의 중지'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르면, 수급 자격 자체가 중지되는 경우는 주로 다음과 같습니다.

  • 소득인정액이 선정 기준을 초과할 때 : 소득이나 재산이 늘어 기초수급자 기준을 넘어서게 된 경우입니다.
  • 수급 자격 포기를 본인이 신청한 경우 : 스스로 수급 자격 유지를 원치 않는 경우입니다.
  • 사망, 장기 해외 체류 등 : 수급자로서의 자격을 더는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경우입니다.

이처럼, 담당 공무원이 임의로 수급 자격을 중지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조건 불이행은 수급 자격 자체를 중지시키는 사유가 아니라, '보장기관 확인 소득'을 통해 생계급여 지급액을 조정하는 근거가 될 수 있는 사유입니다. 이 두 가지는 전혀 다른 개념이므로 명확히 구분해야 합니다.

조건 불이행이 불러오는 '보장기관 확인 소득'의 의미

그렇다면 조건 불이행이 발생했을 때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바로 '보장기관 확인 소득'이 산정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추정 소득'이라고 불렸던 이 개념은, 수급자의 소득이 불분명하거나 고의적으로 적게 신고한 것으로 의심될 때 지자체가 강제로 매기는 소득을 의미합니다.

 

이는 단순히 "너 일 안 했으니 급여 끊을 거야"가 아니라, "신고된 소득 외에 숨겨진 소득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니, 이 소득을 실제 소득에 포함해 급여액을 다시 산정하겠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즉, 급여를 중지하는 것이 아니라, 늘어난 소득인정액만큼 생계급여액을 줄이거나 중지하는 개념입니다.

 

그렇다고 아무런 근거 없이 소득을 강제로 매기지는 않습니다. 지자체는 수급자의 지출 실태, 주변 제보, 공적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소득 은닉 여부를 판단합니다. 이 과정에서 수급자는 소명할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조건 불이행과 보장기관 확인 소득의 대표적인 사례 3가지

아래는 제가 수년간 현장에서 직접 만나고 겪었던 사례들을 바탕으로 구성한, 보장기관 확인 소득이 산정될 수 있는 대표적인 경우들입니다. 물론 모든 조건 불이행이 아래 사례처럼 귀결되는 것은 아니며, 이는 어디까지나 일부의 예시일 뿐임을 미리 밝힙니다.

1. 소득은 적게 신고, 지출은 과도한 경우

"나는 한 달에 30만 원밖에 못 벌어요."

노점에서 간단한 간식을 팔거나, 소형 트럭으로 중고 물품을 판매하며 소득 신고는 30만 원, 많아야 50만 원만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몸이 불편하거나 일할 시간이 많지 않아 소득이 적을 수 있다는 점은 이해되지만, 문제는 그들의 실제 생활 지출이 신고된 소득을 훨씬 초과하는 경우입니다.

매달 나가는 통신비, 식비, 교통비, 심지어 대출 상환금까지 고려했을 때, 신고된 소득만으로는 도저히 생활이 불가능한데도 매달 꾸준히 생활이 유지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 경우, 지자체는 "이 소득 외에 숨겨진 현금 소득이나 가족/지인으로부터의 비정기적 지원금이 있지 않을까?"라고 의심할 수 있습니다.

2. 자활사업 참여를 지속적으로 거부하는 경우

"난 이 일이 편하고 좋아요. 자활사업은 하고 싶지 않아요."

근로 능력이 있는 수급자는 자활사업에 참여하여 소득을 올리고 자립할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는 적은 소득만 신고하며, 지자체가 취업을 목표로 안내하는 자활사업 참여를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곤 합니다. "아픈 몸으로 힘든 일을 할 수 없어요"라고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소용없는 일로 계속 소득을 적게 신고하며, 급여와 소득을 모두 받는 이중의 혜택을 누리려는 의도로 비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지자체는 성실하게 일하고 신고하는 다른 수급자와의 형평성 문제 때문에 적극적으로 소득을 재산정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3. 주변 이웃이나 지인의 제보가 있는 경우

"저 사람 일용직으로 한 달에 150만 원 넘게 버는 거 봤어요."

이웃이나 지인의 제보로 수급자가 신고한 소득보다 훨씬 많은 소득 활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경우입니다. 신고 시에는 "남의 일을 무료로 도와준다"거나 "일을 하긴 하지만 소득이 적다"고 속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일용직 근로를 하거나 신고되지 않은 사업장에서 현금으로 급여를 받는 경우, 주변 사람의 제보가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때 지자체는 제보 내용을 바탕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그에 따라 보장기관 확인 소득을 산정하게 됩니다.

생생한 경험담

제가 현장에서 수급자들을 만나며 가장 마음 아팠던 것은, 성실하게 살아가시는 대다수의 분들이 소수의 '꼼수' 때문에 함께 오해를 받는다는 점이었어요.

 

예전에 한 할머니를 만난 적이 있어요. 노점상에서 몇 년째 채소를 팔고 계셨는데, 솔직히 하루 벌이가 30만 원은커녕 3만 원도 안 되는 날이 수두룩하셨죠. 그분은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허리가 아파도 자식에게 짐이 되기 싫어 열심히 사셨어요. 그런 분들은 30만 원이 아닌 3만 원도 귀하게 신고하셨죠. 하지만 몇몇 분들은 그 노력을 악용하여 편하게 생계급여를 받으려 했어요.

 

한번은 노점에서 일한다고 신고했지만, 알고 보니 아들이 보내주는 생활비와 주변의 도움으로 여유롭게 생활하는 분을 만난 적도 있었죠. 명의만 본인 명의로 노점상을 운영하고 실제로는 아들이 보내주는 돈으로 생활하고 있었는데, 지자체에서 이 부분을 파악하고 보장기관 확인 소득을 산정하자 그제야 "솔직히 말씀드릴게요"라며 숨겨진 소득을 털어놓으셨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저는 느꼈어요. 기초생활보장제도는 단순히 '돈을 주는' 제도가 아니에요.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 안전망이죠. 하지만 모두가 혜택만 누리려 한다면 이 제도는 유지될 수 없을 거예요. 근로 능력이 있는 사람은 일하고,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제도의 핵심이자, 공무원들이 보장기관 확인 소득을 산정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이 제도가 올바르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모두가 정직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성실하게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