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분들이 '기초생활수급자는 그냥 나라에서 돈 받는 사람'이라고 오해하시곤 해요. 하지만 현실은 전혀 다릅니다. 특히 근로 능력이 있는 기초생활수급자라면, 생계급여를 받는 대신 자활사업이라는 '조건'을 반드시 이행해야 합니다.
자활사업 조건 불이행
자활사업에 참여해야 하는 조건부 수급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을 '조건 불이행'이라고 합니다. 정당한 사유란, 쉽게 말해 '어쩔 수 없었다'고 납득할 만한 명확한 이유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국가 자격시험 응시, 예비군 훈련 참여, 질병이나 부상 등 불가피한 경우가 이에 해당하죠. 이러한 경우에는 관련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불이행으로 처리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당한 사유 없이 아래와 같은 행동을 하게 되면 조건 불이행으로 간주됩니다.
- 상담 거부 : 자활사업 상담 통지서(1, 2, 3차)에 응하지 않거나, 소재 불명 혹은 연락 거부로 상담이 불가능한 경우.
- 참여 거부 의사 표명 : "나는 자활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구두 또는 서면으로 명확히 밝히는 경우.
- 무단 결근 및 태도 불량 : 자활사업장에 사전 통보 없이 이틀 이상 연속 결근하거나, 전체 부과 시간의 1/3 이상 불참, 잦은 지각/조퇴/근무지 이탈, 음주 근무 등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
- 사업장 운영 방해 : 사업 운영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정당한 지시를 따르지 않는 경우. 다른 참여자나 직원에게 폭언, 폭행, 성폭력 등을 가하는 경우.
이런 조건 불이행 사실이 확인되면, 시군구는 즉시 생계급여 중지를 결정하고 통지하게 됩니다.
급여 중지 기간과 산정 기준
조건 불이행이 확인되면 생계급여 중지 결정일이 속한 달의 다음 달부터 3개월간 본인의 생계급여 지급이 중단됩니다. 물론 이 3개월 뒤에도 여전히 자활사업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면, 급여는 계속해서 지급되지 않습니다.
만약 여러 명의 가구원 중 일부만 조건 불이행을 한 경우에는 가구 전체가 아닌 불이행을 한 당사자의 생계급여만 중지됩니다. 예를 들어, 3인 가구에서 한 명만 불이행했다면, 나머지 두 명의 급여는 그대로 지급되는 식이죠. 하지만 한 명이든 여러 명이든, 이는 곧 가구의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한 번 조건 불이행으로 참여가 중단되면 재참여에도 제약이 따릅니다. 참여 중지일로부터 12개월 이내에는 주 25시간만 근무하는 '근로유지형 사업단'에만 참여가 가능합니다. 만약 다른 참여자에게 폭력을 가해 중단된 경우에는 피해자 보호를 위해 자활사업 재참여 자체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알코올 중독 및 정신질환 등, 특수한 상황
물론 알코올 중독이나 정신질환 등 건강상의 이유로 성실한 참여가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시군구청장의 결정에 따라 참여 중지 혹은 '조건부과 유예' 처리가 가능합니다. 조건부과 유예란, 일정 기간 동안 참여가 불가능하더라도 급여를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제도입니다. 이 기간 동안 대상자의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추후 일자리 참여가 가능한지 지속적으로 재검토하게 됩니다.
이는 무조건적인 제재가 아니라, 당사자의 상황을 고려해 사회로 다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사회복지 제도의 따뜻한 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혹시라도 이런 상황에 놓여있다면, 혼자 고민하지 말고 담당 사회복지사에게 솔직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생한 경험담
저는 처음 자활사업에 참여할 때, 솔직히 막연한 불만과 불안이 있었습니다. '왜 굳이 일을 해야 하지?', '그냥 급여만 받고 싶은데'라는 생각이었죠. 하지만 사업단에서 만난 팀장님과 동료들 덕분에 점차 마음을 다잡게 되었습니다. 그분들은 제가 늦잠을 자고 무단결근을 할 때마다 다그치기보다는, 진심으로 저를 걱정해 주셨습니다.
"OO씨, 힘든 일이 있으면 언제든 이야기해요. 혼자 끙끙 앓지 말고."
"여기서 일하는 게 단순히 돈을 버는 것뿐만 아니라, 다시 세상과 소통하는 연습이라고 생각해요."
한번은 저도 모르게 지각과 결근을 반복하다가 '조건 불이행' 통보를 받을 위기에 놓였습니다. 그때 팀장님께서 저를 불러 앉혀 놓고 진지하게 말씀하셨죠. "OO씨, 급여는 우리에게 주어진 권리이자 기회예요. 하지만 그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성실하게 일하겠다는 최소한의 책임이 필요해요. 이게 바로 사회생활이랍니다."
그날 저는 제 자신이 무제한의 혜택만 바랐던 철없는 어린아이처럼 느껴졌습니다. 팀장님 말씀대로, 권리와 의무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 이후로 저는 단 한 번도 무단결근이나 지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작은 책임감이었지만, 그 행동 하나가 저의 삶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자활사업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일자리가 아니었습니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규칙을 배우고, 저 스스로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소중한 배움터였죠. 기초생활수급자로서의 권리도 중요하지만, 그에 따르는 최소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할 때 비로소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