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큰 힘이 되는 기초생활수급자 제도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생계급여는 경제적 자립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지원책이죠. 하지만 건강한 성인 수급자라면 누구나 자활사업 참여라는 의무를 부여받게 됩니다.
그럼 이 의무는 모든 수급자에게 예외 없이 적용될까요? 아닙니다. 질병, 양육, 학업 등 다양한 사유로 인해 자활사업 참여가 어려운 수급자를 위해 ‘조건부 유예’와 ‘조건 제시 유예’라는 제도가 존재합니다.
조건부 유예
조건부 유예는 자활사업 참여 의무를 당연하게 면제해주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는 법령이나 지침상 명확히 규정된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적용되며, 비교적 장기간 유예가 가능합니다.
양육 및 간병 의무가 있는 가구원
- 미취학 자녀를 양육하거나, 질병·부상·장애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가족을 간병해야 하는 경우, 가구원 중 한 명에게 자활사업 참여 의무가 면제됩니다.
- 이 경우 양육 또는 간병의 실제 사실을 입증하는 서류(사실조사 확인서, 진단서 등)가 필수입니다.
학업 중인 대학생
- 대학, 전문대학, 교육대학 등 정규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은 최대 6년간 자활사업 의무가 유예됩니다.
- 하지만 방송통신대, 사이버대학, 학점은행제 학생은 원칙적으로 유예 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니 유의해야 합니다.
임산부 및 출산 후 6개월 미만 여성
- 임신 중이거나 출산 후 6개월 미만인 여성은 신체적, 정신적 회복을 위해 자활사업 참여 의무가 면제됩니다.
- 임신 확인서나 출생증명서, 산모수첩 등을 제출하면 됩니다.
법률상 의무 이행 중인 자
- 사회복무요원이나 상근예비역처럼 법률상 의무를 이행 중인 사람도 자활사업 참여 의무가 유예됩니다.
- 이들은 출퇴근 형태로 복무하지만, 군 복무의 일환으로 인정되어 생계급여 수급자격이 유지됩니다.
일정 소득 기준을 충족하는 근로자
- 월 소득이 90만 원을 초과하는 근로 소득자나 자영업자는 성실한 소득 활동을 하는 것으로 인정되어 자활사업 참여 의무가 면제됩니다.
단기 적응 기간이 필요한 자
- 군 입대 예정자 또는 전역자, 교도소 출소자, 시설 퇴소자, 그리고 질병 치료 후 회복 중인 자는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3개월 이내의 단기 유예를 받을 수 있습니다.
조건 제시 유예
조건 제시 유예는 단기적이고 불가피한 사유로 인해 자활사업 참여가 어려운 경우에 예외적으로 적용됩니다. 이 경우 시군구청장의 결정이 필요하며, 유예 기간이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도서·벽지 거주자
- 자활사업 수행 기관까지의 거리가 멀어 참여가 곤란한 도서·벽지 지역 거주자는 사업 여건이 개선될 때까지 일시적으로 유예됩니다.
북한이탈주민 및 영주귀국 재외국민
- 북한이탈주민은 최초 거주지 전입 후 6개월까지, 영주귀국 재외국민은 3년까지 자활사업 참여 의무가 유예됩니다.
영아(12개월 미만) 양육자
- 생후 12개월 이하 영아를 직접 양육하는 가구원 한 명은 아기가 1세 생일이 되는 달의 말일까지 유예받을 수 있습니다.
- 단, 돌봐줄 다른 가족이 있거나 보육료 지원을 받는 경우는 제외됩니다.
사회봉사명령 이행 중인 자
- 법원의 사회봉사명령 이행으로 자활사업 참여가 어려운 경우, 봉사 기간 동안 유예가 가능합니다.
질병 및 부상으로 인한 일시적 치료 필요자
- 정신질환, 알코올 중독 등 치료가 필요하거나 질병 악화가 예상되는 경우, 최대 6개월까지 자활사업 참여 의무가 유예됩니다.
- 이때는 전문의의 진단서나 소견서에 치료 기간이 명시되어야 합니다.
취업 및 학업 준비생
- 만 34세 이하의 취업 준비생이나 검정고시 또는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은 증빙 서류(응시원서, 학원 수강증 등)를 제출하면 유예를 받을 수 있습니다.
소득 활동을 유지하는 사람
- 월 소득이 90만 원 이하라도, 현재의 소득 활동을 유지하는 것이 자활사업 참여보다 더 적절하다고 판단될 경우 유예가 가능합니다.
생생한 경험담
"처음 생계급여를 받게 됐을 때, 담당 공무원분께서 자활사업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저는 막막했죠. 갓 출산한 아기를 돌봐야 했고, 몸도 아직 회복되지 않은 상태였으니까요. '이 상태로 어떻게 일을 하러 나가지?' 정말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용기를 내어 담당자분께 조심스럽게 상황을 말씀드렸어요. 담당자분은 제 이야기를 듣고는 차분하게 '조건부 유예' 제도에 대해 설명해주셨죠. 출산 후 6개월까지는 자활사업에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듣고 얼마나 안심했는지 몰라요."
"덕분에 6개월 동안은 오로지 아기에게만 집중할 수 있었고, 몸과 마음을 추스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6개월이 지난 후에는 건강을 회복하고 소액이지만 재택근무를 통해 소득을 신고하기 시작했어요. 담당자분은 소득 활동을 유지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해 '조건 제시 유예'를 적용해주셨습니다. 덕분에 자활사업 참여 대신 안정적으로 소득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죠."
만약 저처럼 부득이한 사정으로 자활사업 참여가 어렵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반드시 담당 공무원분과 상담해보세요. 분명히 상황에 맞는 좋은 방법을 꼭 찾아주실 거예요.